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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전산 : 이 산에서 행운을 얻어가리Move Mountain/Hiking 2022. 3. 27. 10:07
금전산 중턱 전망대에서 바라본 순천 일대 산길을 밟으니 ‘푹’하는 소리와 함께 미세한 진동이 발 끝에 전해진다. 이 계절에 느낄 수 있는 땅의 촉감이다. 축축히 젖은 대지 아래로 만물은 새롭게 깨어나고, 발걸음마다 봄의 기운이 전해지는 시기. 이제 산에도 또렷한 봄이 찾아왔다.
금전산은 순천 낙안읍에서 북쪽 방향에 솟아 오른 해발 667.9m의 바위산이다. 금전산이란 원래 부처의 뛰어난 제자들인 오백비구(혹은 오백나한)중 금전비구에서 이름이 붙여졌다. 이름에서부터 금(金)과 돈(錢)이란 글자가 있어, 재물을 부르는 산이라 불리기도 한다. 풍수적으로도 재물운을 품고 있으며, 과거에 금광 5곳이 있었다고 전해진다.이런 재물운이 따르는 자리여서일까. 순천은 인구에 비례해 복권 당첨자가 많은 도시라 알려졌다. ‘로또산’이라는 별명 덕분에 많은 사람이 산을 내려와 복권을 사는 것을 잊지 않는다고 한다.
낙안민속자연휴양림을 시작으로 다양한 산길이 펼쳐져
금전산을 오르기 위해 들머리로 삼은 곳은 낙안민속자연휴양림이다. 이곳엔 2개의 등산로가 있다. 몇 해전 새롭게 정비한 등산로는 정상 아래에 위치한 금강암까지 닿는다. 기존의 등산로는 금전산의 동쪽 방향인 불재에서 오르는 길과 만나 정상까지 이어진다.금전산 금강암 금전산 금강암 일대
금전산을 오르는 들머리는 이외에도 낙안온천, 오공재, 불재가 있다. 대부분의 등산객은 낙안민속자연휴양림이나 낙안온천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은데 교통이 편리하고 주차시설이 좋기 때문이다.
낙안온천에서 출발하는 경우 원점회귀로 산행을 마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는 가장 빨리 산을 오를 수 있고, 하산 후 온천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낙안온천에서 정상까지 1시간이면 충분하다. 조금 더 긴 산행을 하고 싶을 경우 금전산 정상에서 오공재나 불재 방향으로 빠지거나, 출발점을 오공재 또는 불재에서 시작한다. 하지만 오공재 방향은 매년 봄과 가을엔 산불조심기간으로 출입을 금하고 있기에 유의해야 한다.
금전산은 어느 곳에서 시작해도 1~2시간이면 정상에 닿을 수 있으며, 하산까지 3~4시간이면 산행을 마칠 수 있다.
낙안민속휴양림 입구에 있는 야영장에서 산행을 채비한다.이제 본격적으로 산행을 시작할 시간. 숲속의 집 옆으로 난 등산로를 찾아 발걸음을 옮긴다. 초입부터 산꾼을 재촉하는 경사진 계단이 보인다. 윗옷을 벗고, 알파인 스틱도 꺼내 제 위치를 맞춘다. 시작부터 진땀을 빼는 오르막을 지나니, 양 옆으로 리기다소나무가 줄지어 서있다. 땅을 비옥하게 만들기 위해 심은 나무다. 떨어진 솔잎으로 채워진 산길 위엔 언제나 그윽한 솔향이 퍼진다. 그것이 어떤 소나무의 이파리 일지라도.
산 중턱에서 빼어난 절경이 드러나
땀을 흠뻑 쏟으며 오르기를 40분. 숨소리가 점점 거칠어질 쯤 산 중턱의 8부 능선과 만났다. 이 능선은 정상으로 단번에 이어지지 않는다. 정상 바로 아래 자리한 금강암까지 이어지는 길이다. 8부 능선을 따라 걷다보면 남쪽으로 수려하게 펼쳐진 경관이 마주한다. 날이 맑으면 멀리 여수까지도 보인다고.산 중턱에는 누가 올려놓기라도 한 바위가 곳곳에 널려 있다. 그 왼편으론 낙안읍에서 바라보면 5개의 봉우리로 보인다하여 이름 붙은 오봉산, 오른편으로 조계산 자락에서 뻗은 상탕군산이 넉넉히 자리하고 있다. 거칠고 굵은 산의 모습은 볼 수 없지만, 아담하게 펼쳐진 남도의 평야와 소박한 마을이 어울려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더불어 넉넉한 산줄기와 남성미 넘치는 기암석이 섞인 절묘함은 넋을 놓는다.
금전산에 오르면 낙안읍성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가지런히 놓인 산죽밭을 지나면 소담한 전망대에 닿는다. 금전산에서 가장 좋은 조망을 지닌 곳이다. 아마 등산로 정비와 함께 만들어진 듯 싶다. 잘 닦인 데크 위에 올라가 잠시 휴식을 취한다. 이곳에서 정상까지는 30분이면 닿기에 여유를 부린다.
전망대의 휴식도 잠시 이어진 팔부 능선을 따라 금강암으로 향한다. 작은 암자는 조용했고, 사람의 흔적도 오래된 듯 했다. 썰렁한 암자를 잠시 둘러보고 다시 정상으로 발을 옮겼다.
금강암에서 정상까지 20분. 아담한 산이기에 큰 부담은 없다. 아무리 산을 헤짚고 다녀도 3시간이면 충분하다.
50여 개의 계단을 넘어서자 헬기장에 닿았고, 곧이어 정상을 만났다. 정상에는 산의 이름이 적힌 작은 비석과 누군가 쌓은 돌탑이 있었다. 멀리 금둔사의 홍매화가 여리게 보이기도 했다. 정상은 생각보다 휑하고, 잡목으로 인해 조망은 좋지 않다.금전산 정상
정상에서의 시간도 잠시, 하산길에 접어든다. 나지막이 재잘거리는 새의 울음소리가 들리고, 산길마저 푹신하다. 겨우내 굳어있던 산이 다시 깨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혹시 내 발걸음이 누군가에 피해를 줄까. 살며시 발을 디디며 내려간다.[Move Mountain/Hiking] - 월출산 : 여린 달빛에도 자신을 비추는 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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